[인터뷰]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윤성 원장

2030세대 생활습관 악화 및 운동 부족..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증가

식습관 개선·규칙적 운동·수면 관리와 함께 정기 건강검진 통한 조기 관리 필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주로 중장년층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젊은 층의 만성질환이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합병증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기에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같은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더 이상 2030세대도 안심할 수 없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어떤 생활습관과 관리가 필요한지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윤성 원장(연일제일가정의원)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중·장년층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성질환'이 젊은 층으로 확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원인은 생활습관 변화입니다. 20-30대 젊은 층의 신체활동 감소, 불규칙한 식사, 고열량·고지방 식단,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배달 음식과 가공식품 섭취가 일상화되면서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당뇨병과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환경도 운동 부족을 심화시키며 만성질환의 토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q. 젊을 때 생긴 만성질환을 모르고 방치했을 때 어떤 위험이 있나요?
만성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없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장기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을 방치하면 30대에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며,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망막 손상이나 신장 기능 저하가 일찍 찾아올 수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조사에 따르면 젊은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가 진단 시 이미 췌장 기능이 30% 이상 저하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q.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음주도 만성질환에 영향을 주나요?
물론입니다. 만성질환은 단순히 먹는 문제만 원인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수면, 음주 습관은 대사 기능과 직결됩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혈압을 높이고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 기능을 방해합니다.

수면 부족은 식욕 조절 호르몬(렙틴·그렐린) 불균형을 일으켜 과식과 체중 증가를 유발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6시간 이하 수면 시 당뇨병 위험이 약 40% 증가한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또한 잦은 음주는 간 기능 저하, 중성지방 상승, 혈압 상승을 유발해 대사증후군을 악화시킵니다.

q. 직장 생활과 사회 환경도 2030세대 건강을 위협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특히 직장인 2030세대 직장인들은 건강 관리에 취약한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근과 교대 근무는 생체 리듬을 깨뜨려 혈압과 혈당 변동을 심하게 하고, 혼자 식사하는 '혼밥' 문화는 탄수화물 위주의 불균형한 영양 섭취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인 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30대 직장인 3명 중 1명(약 35%)이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 의심군에 해당하며, 절반 이상은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근,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등 직장인들의 흔한 생활 패턴과 환경이 젊은 세대 만성질환 증가의 토대를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젊은 세대가 실천할 수 있는 만성질환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생활 습관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자극적이거나 단 음식, 가공식품,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줄여야 합니다. 또한 주 3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고 근력 운동도 병행하면 대사 기능 개선에 효과적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실천하면 대사 기능이 회복되고, 10~20년 후의 질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q. 2030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젊어서 괜찮다"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만성질환은 조용히 쌓이는 병이기 때문에 지금의 선택이 10년 후 건강을 결정합니다. 바쁘더라도 1년에 한 번은 검진을 받고 자신의 건강 지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라도 식습관과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진정한 건강 관리의 시작입니다.